휴일, 아침, 침대에, 늦잠
멍한 공기, 참 오랜만의 여유
한 손엔 대충 내린 커피
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듣다가
오 얼마나 많은 네 생각이 나는 건지
오 너무 바빴지 그동안 널 잊을 만큼
오 그런데 내가 왜 이래 피식 혼자 웃네
왜 하필 이런 날 네 생각이
비를 타고 네가 나에게 온다 흐릿했던 그 기억이 더욱 선명해져. 네 얼굴도
비를 타고 네가 들려온다 달콤하던 네 입술로 나에게 속삭이던 그 소리도
만남, 이별, 기대, 후회로 반복되었던 우리 시간처럼
계절은 돌고 비는 내리고 나는 점점 무뎌져 가겠지만
오 내가 멈춰도 시간은 흐르듯이
오 이 비가 그쳐도 너의 생각이 날까
오 해가 뜨면 모든 게 사라져버릴까
날씨에 취해 너를 만난다
내 한쪽 어깨가 다 젖어도
우산 아래서 난웠던 입맞춤
마지막 널 떠난 그 나루의 모습도
창문 너머로 비치고 있어
비에 젖은 노래를 부른다
많은 추억이 뒤섞여 슬프지만은 않은 이 노래
비에 취해 너를 불러본다
겹겹이 쌓인 질문도 어떤 기대도 없이 부른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