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런 밤에는 숨겨둔 말 하고 싶어 문득 날 돌아보게 돼 만약에 나의 삶이 사계절이라면 지금 한 구월쯤 됐을까 세상 모두의 시작이던 삼월에는 모든 게 신기했었고 소나기 쏟아지듯 사랑에 빠졌던 사월은 열병 같았어 아침에 눈을 뜨면 행운이 날 기다린 듯 꿈같던 오월의 나날들 하늘엔 꽃잎이 폭죽처럼 영원히 뿌려질 것 같았지 꽃도 사랑도 아찔했다 사라지고 어느덧 혼자 있지만 창밖에 둥근달이 얼굴을 만들면 누군지 딱 알 것 같아 길었던 장마처럼 뭘 해봐도 시들했던 우울한 팔월이 지나고 꽃보다 짙어진 낙엽들이 내 삶은 근사했다 말하네 시월이 지나 눈이 오는 풍경일 땐 그대와 함께 하고 파 나에게 와 준다면 끝이 한 장 남은 늦어도 십일월에는 그래도 십일월에는 Mm